한국 시문학사에 큰 획을 그으신 대 시인 청마 유치환 선생님의 문학정신을 기리고, 현대 문명 속에 차츰 잊혀져 가는 편지에 대한 그리움을 일깨우기 위해 개최하는 < 편지 쓰기 대회 및 인하대 홍정선교수 초청 특강>에 여러분을 초청합니다.
--일시 :2004. 10 . 2 (토) 오후 2시
--장소 : 청마문학관 및 통영시민 문화회관 소극장
--<행사 내용>
*14 :00 청마문학관 집결 . 관람
*청마문학관에서 시민 문화 회관 소극장으로 이동
*15 :00 홍정선 교수 특강 < 청마의 삶과 문학>
*16 :00 편지쓰기 --주제 부여
*17 :30 우체통 편지 투입 및 해산
(편지지, 편지봉투, 우표, 볼펜, 책받침, 풀 등은 주최측에서 배부함)
통영우체국에서 시상금 및 시상식 진행
<청마추념 편지쓰기 대회>
< 대 상 > ---충렬여중 이지현
청마 유치환 선생님께
요즈음 불거지는 친일의혹 때문에 얼마나 원통하고 슬프신지요? 저는 충렬여자중학교에 다니고 있는 이지현입니다. 얼마 전 등교길에 '청마추념 편지쓰기'라고 쓰여 있는 플래카드를 보고 오늘 이렇게 펜을 들어 봅니다.
통영문인협회에서 나누어 준 '죽은 시인의 비애'와 홍정선 교수님의 강의를 듣고 선생님께서 받고 있는 친일의혹은 정말 얼토당토않은 일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제 어머니께서 평소에 청마선생님의 친일의혹으로 너무 분해하고 가슴 아파하는 모습을 보다가 제가 오늘 보고 들은 뒤에는 제가 어머니와 같은 심정이 들었으니까요 하물며 제가 이런데 하늘나라에 계신 선생님의 마음은 얼마나 원통하신지요?
제 짧은 생각이나, 제가 보기엔 전혀 친일의혹이 있다고 생각되지 않는데 왜 그렇게 선생님을 친일로 몰아붙이는지 이유가 뭔지 정말 궁금합니다.
월북시인 오장환의 글에서 선생님의 작품을 실은 잡지 이름을 선생님의 시라고 한 점은 정말 어이없다는 생각이 듭니다. 칼럼을 읽어보니 오장환은 '시인'이라는 말이 무색할 만큼 제가 보기에도 형편없었습니다. 그런데 친일의혹을 제기한 사람들이 이 같은 글을 끌어다 근거로 삼는다니 선생님의 명예를 훼손하기 위해 혈안이 되어 말도 안 되는 앞뒤 말도 맞지 않는 말을 어설프게 짜 맞추어 퍼뜨리다니요. 그리고 선생님의 그 많은 시들 중에서 고작 3편과 추측만으로 의혹을 제기했다니 정말 한심하다는 생각밖에 들지 않습니다. 이런 행동들이 정말 목을 잡고 쓰러질 지경입니다.
생전에 선생님의 자식들에게 집에서는 일본말을 못쓰게 함은 물론 게다도 못 신게 하고 창씨개명조차 하지 않았음에도 불구하고 지금 왜곡되고 있는 선생님의 정신이 안타깝기만 합니다.
이렇게 친일의혹을 받고 있음은 대 시인이 된 사람이 일찍이 독립사상이나 독립의지를 갖지 못했던 것이 유죄인가 봅니다. 선생님께서는 "…돼지우리 같은 감방을 구경하지 못한 것이 다행이 아니라 적극적 항일을 하지 못한 것이 부끄러울 뿐이다."라고 하셨다는데 그것만으로 선생님의 유명세의 갚음이 되지 못했나 봅니다.
선생님! 그렇지만 선생님의 결백은 하느님만이 아실 터, 하느님만이 선생님을 심판하시고 죄를 물을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이제 우리 통영에서는 정말이지 이렇게 별 근거도 없는 하찮은 일로 서로 시끄럽게 하지 않았으면 좋겠습니다.
선생님께서 오늘날 이렇게 기려지고 존경받는 것은 제자나 후배들에게 '한 시인이기 보다 한 인간이 되라'는 말씀으로 생시에도 존경받은 사람이었기 때문이라고 생각되어집니다.
선생님의 말씀처럼 '한 인간이 되라'는 말을 깊이 새겨 봅니다.
선생님! 선생님의 누명은 죄가 없다면 이제 곧 벗겨질 것입니다. 환한 웃음 띤 선생님의 모습이 그려집니다.
선생님 하늘나라에서 평안하십시오.
2004년 10월 2일
선생님의 결백을 믿는 한 소녀가 선생님의 고향 땅에서 편지를 올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