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마의 생애와 작품들
청마의 생애와 작품들
신아침 어시장엘 가 보았는가.
바닷물로 씻기운 그 너른 시멘트 바닥 온통
웅성대는 사람떼들의 내려다 보는 발 밑 아래 밤 사이
건져다 쏟아 놓은
갖가지 크고 작은 청신한 어족(魚族)들
그 신월(新月)같은 생명들의 번득이는 은빛 갑옷 붙은
알가미에
칼날 같은 날개로
푸른 무지개를 그릐며 퍼드덕거리는 써늘한 열풍
지금 이들은 바야흐로 최후의 단말마에 목숨 잘리우는
처참한 순간이겠지만
이 정경이 조금도 음기(陰氣)로 메워지지 않고
오히려 파도 같은 의욕과 박력으로 더욱 다가 넘침은
이들의 생명이 끝까지 곧고 청순한 때문.
여기엘 오면 나도 어부가 되고 싶다.
그리하여 저 대해(大海)의 심산유곡으로 헤치고 나아가
억센 그들과 맞싸우며 그들을 모조리 잡아 비끌어 오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