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마의 생애와 작품들
청마의 생애와 작품들
이것뿐이로다
억만 년 가도
종시 내 가슴 이것뿐이로다
온갖을 내던지고
내 여기에 펼치고 나 누웠노니
오라 어서 너 오라
밤낮으로 설레어 스스로도 가눌 길 없는
이 설은 몸부림의 노래소리가 들리지 않느냐
오직 높았다 낮았다 눌러 덮은
태초 생겨날 적 그대로의 한 장 비정(非情)의 하늘 아래
구할 길 없는 절망과 회오와 슬픔과 노염에
찧고 딩굴어 부르짖어 못내 사는 나
때로는 스스로 달래어
무한한 온유(溫柔)의 기름 되어 창망히 잦아 누운 나
아아 내 안엔
낮과 밤이 으르대고 함께 사노라
오묘한 오묘한 사랑도 있노라
삽시에 하늘을 무찌르는 죽음의 포효도 있노라
아아 어느 아슬한 하늘 아랜
만 년을 다물은 채 움찍 않고
그대로 우주 되어 우주를 우러러 선 산악이 있다거니
오라 어서 너 오라
어서 와 그 산악처럼 날 달래어 일깨우라
아아 너 오기 전엔
나는 영광한 광란의 불사신
여기 내 가슴 있을 뿐이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