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마 애송시 산책 -


  • 십이월의 북만(北滿)눈도 안 오고

    오직 만물을 가각(茄刻)하는 흑룡강 말라빠진 바람에

    헐벗은

    이 적은 가성(街城) 네거리에

    비적(匪賊)의 머리 두 개 높이 내걸려 있나니

    그 검푸른 얼굴은 말라 소년 같이 작고

    반쯤 뜬 눈은

    먼 한천(寒天)에 모호(模湖)히 저물은 삭북(朔北)의

    산하를 바라고 있도다

    너희 죽어 율(律)의 처단의 어떠함을 알았느뇨

    이는 사악(四惡)이 아니라

    질서를 보전하려면 인명도 계구(鷄狗)와 같을 수 있도다

  • 혹은 너의 삶은 즉시

    나의 죽음의 위협을 의미함이었으리니

    힘으로써 힘을 제(際)함은 또한

    먼 원시에서 이어 온 피의 법도(法度)로다

    내 이 각박한 거리를 가며

    다시금 생명의 험렬(險烈)함과 그 결의를 꺠닫노니

    끝내 다스릴 수 없던 무뢰한 넋이여 명목(暝目)하라!

    아아 이 불모한 사변(思辨)의 풍경 위에

    하늘이여 은혜하여 눈이라도 함빡 내리고지고


담당자
청마문학관 (☎ 055-650-266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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