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마 애송시 산책 - 어시장에서


  • 신아침 어시장엘 가 보았는가.

    바닷물로 씻기운 그 너른 시멘트 바닥 온통

    웅성대는 사람떼들의 내려다 보는 발 밑 아래 밤 사이

    건져다 쏟아 놓은

    갖가지 크고 작은 청신한 어족(魚族)들

    그 신월(新月)같은 생명들의 번득이는 은빛 갑옷 붙은

    알가미에

    칼날 같은 날개로

    푸른 무지개를 그릐며 퍼드덕거리는 써늘한 열풍

  • 지금 이들은 바야흐로 최후의 단말마에 목숨 잘리우는

    처참한 순간이겠지만

    이 정경이 조금도 음기(陰氣)로 메워지지 않고

    오히려 파도 같은 의욕과 박력으로 더욱 다가 넘침은

    이들의 생명이 끝까지 곧고 청순한 때문.

     

    여기엘 오면 나도 어부가 되고 싶다.

    그리하여 저 대해(大海)의 심산유곡으로 헤치고 나아가

    억센 그들과 맞싸우며 그들을 모조리 잡아 비끌어 오고

    싶다.


담당자
청마문학관 (☎ 055-650-266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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